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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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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깨나』
운영자 2025.3.29 조회 56

  경남 지역의 산불로 인해 참담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 고성 산불의 인명 피해는 사망 2, 부상 11인에 그친 것에 비해 이번 산불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목회서신을 쓰고 있는 금요일 오후 현재 사망자 28, 중경상자 37명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말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버렸을 것입니다. 이번 산불은 그 참혹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농어촌의 주택은 단순한 집을 넘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장소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피해를 본 한 마을의 어르신들이 공통으로 한 말은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사셨고 나도 이 집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면서 자식들 키워낸 곳인데 송두리째 타버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내가 시집오던 날 혼인 잔치를 벌이던 추억이 담긴 장소인데 그 추억마저 몽땅 타 버렸다’ ‘먼저 떠난 아내의 손때가 집안 구석 구석 묻어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아내의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집이 타면서 삶의 바탕까지 함께 타버렸으니 그저 재앙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산불이 날 때마다 한결같이 느끼는 감정은 무섭다입니다. 불은 나무를 죽이고, 동물을 죽이고, 사람을 죽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들이 아닙니다. 나무 한 그루가 자라기 위해서 때론 수십 년의 세월을 필요로 합니다. 한 사람이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합니까. 동물들 역시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것을 정말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게 산불입니다. 산불이 무서운 것은 모든 걸 태우고 죽이고 잿더미로 만드는 것만이 아닙니다. 너무 쉽게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요즘 반복되는 안전 문자의 내용입니다. ‘작은 실수가 큰 산불을 냅니다. 산림 주변에서는 불씨 취급에 주의를 바랍니다정말 아주 작은 불씨 하나로도 그 큰 산불을 만들 수 있어서 산불이 무섭습니다. 큰 노력 기울이지 않아도, 대단한 실력이 없어도, 누구나 산불을 낼 수 있습니다. 내가 일으킨 작은 불씨 하나가 나무를 죽이고, 동물을 죽이고, 사람을 죽일 수 있기에 무서운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경에도 산불 내는 사람에 대한 경고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의 혀도 몸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잘못 사용하면 큰 손해를 가져옵니다. 작은 불씨가 큰 숲을 태우지 않습니까?’(3:5 현대인의 성경) 함부로 말하는 성도, 혀를 잘못 놀리는 성도는 산불을 일으키듯 교회라는 공동체를 홀라당 태울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경고입니다. 사람은 한 마디 말속에 별걸 다 담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시퍼런 칼을 숨길 수 있습니다. 미움과 분노를 품고 내뱉는 말은 칼이 되고 비수가 되어 다른 사람을 잔혹하게 찌르고, 처참하게 베어 버립니다. 심지어 지옥 불(3:6)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말은 파괴적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좋은 것도 얼마든지 담을 수 있습니다. 사랑, 용서, 공감, 위로, 이해같이 따뜻한 온기입니다. 온기를 담은 말은 그 한마디 말로 다른 사람을 얼마든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말은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습니다. 성경은 결론적으로 이렇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상한 말은 마음을 찌르나 지혜로운 말은 양약이 되느니라’(12:18)

 

  산에서도,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교회에서도 불조심해야 합니다. 작은 불씨로 산을 태우고, 공동체를 태우면 결국은 내 손해로 돌아옵니다. 어디서든 자나 깨나 불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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