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의 생활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는 게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중에서 두 가지가 매우 가깝게,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정치에 관련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 세계가 좌우로 갈라져 있어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지만, 특히 한국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매우 격렬하게 싸우며 부딪치고 있습니다. 지난번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해 촉발된 대결은 새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더 치열하고, 더 무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야기만 나오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원래 우리 민족이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건지, 아니면 작금의 상황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리고 한국 사람은 매우 정치적입니다. 상대방을 용납하지 않는 정치적 전투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와 관련된 뉴스, 유튜브, SNS를 챙겨보는 일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정치적 관심이 첫 번째라면 유튜브 시청이 그 두 번째입니다.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를 이룬 듯합니다. 물론 다른 SNS들도 사용하지만, 유튜버라는 직업이 생길 정도로 한국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웬만한 정보, 영화, 드라마, 소설, 정치 뉴스, 건강 지식, 설교, 부동산 등등등 없는 게 없습니다. 저도 웬만한 정보는 유튜브를 통해 찾아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하루 시청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유튜브 세상이 되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쇼츠라는 게 생겨서 더 많이, 더 오래, 더 깊이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연예인은 쇼츠를 넘겨 보다가 그만 밤을 새운 적이 있다는 고백을 할 정도이니 유튜브에 얼마나 깊이 빠져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오늘 목회서신 제목을 보는 순간 제가 왜 정치 이야기, 유튜브 이야기를 꺼냈는지 짐작하시겠죠.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크리스천도 정치에 큰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고, 대세인 유튜브를 시청하지 않고는 살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정치에 쏟는 관심의 반의반만큼이라도 영적인 것에 쏟아부으면 좋겠다. 유튜브 시청 시간 반의반만이라도 성경 읽기, 기도와 찬양, 그리고 예배를 위해 사용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치와 유튜브는 가까이 있지만 하나님은 멀리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하나님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살만한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적인 것에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아시겠지만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한데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바쁘고 급한 것을 우선순위에 놓습니다. 말 그대로 급하고 바삐 처리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 자신의 우선순위라 착각하기도 합니다. 정치 상황이나 유튜브 시청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법칙은 중요함입니다. 내 삶에 중요한 순서대로 목록을 만들고 그것에 우선순위를 두면 당장은 쳐지는 것 같아 보여도 결국 행복한 인생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크리스천입니다. 즉 크리스천다운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도 중요하고, 유튜브 시청도 끊을 순 없지만 절대 그런 것들이 크리스천의 우선순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선순위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먼저’라는 단어를 사용하셨습니다.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4),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 7:5) 그래서 묻습니다. 여러분의 먼저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우선순위는 도대체 어떤 것들입니까? 그것들의 반만이라도, 아니 반의반만이라도 주님께 드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