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아내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녁 7시 전에는 집에 들어가야 하는 통금 시간이 있었습니다. 통금 시간만 생각하면 밖에서 무엇을 해도 신경이 쓰입니다. 그럴수록 아버지가 밉고 갈등도 심해집니다. 아버지는 왜 통금 시간을 정했을까요? 사랑하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보이면 통금시간을 지키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을 모르면 힘들고 부당하게만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는 약속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다고 생각해 봅시다. 얼마나 힘들고 피곤하겠습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상대방을 사랑하면 약속을 써 놓고 외우지 않아도 지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하나님의 계명도 그렇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친밀해지고 깊어지면 계명을 지키는 것이 힘들지 않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명을 대할 때 ’어떻게 그 계명을 지킬 것인가? 보다 ‘계명을 주신 하나님 마음은 무엇 일까?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랑하면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 사랑을 아는 사람에게 계명은 메마른 뼈대가 아니라 삶을 지탱해주는 건강한 지지대가 됩니다.

<살아내는 약속> / 김병삼